Q. 여랑야랑 시작합니다. 정치부 이민찬 기자 나와 있습니다. 당초 여권은 고 백선엽 전 육군대장의 별세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았잖아요. 그런데 오늘 청와대, 정부, 당이 일제히 빈소를 찾았습니다. 입장이 바뀐 이유가 있을까요?
네. 바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은데요.
청와대와 민주당은 박 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첫날 방문해 조문을 했죠.
성추행 의혹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 공은 공대로, 과는 과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답했는데요.
박 시장이 시민운동가,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을 먼저 평가해야 한다는 게
여권의 대체적인 입장입니다.
직접 들어보시죠.
[박범계 / 더불어민주당 의원 (그제)]
"맑은 분이기 때문에 세상을 하직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그런 느낌이 들고…."
[김경수 / 경남지사(어제)]
"박원순 시장님께서 평생을 바쳐서 이뤄왔던 업적 또한 충분히 존중받고 추모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."
[이종걸 /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(어제)]
"자신에겐 늘 무엇보다도 가장 엄격하신 분이었습니다. 강력한 기준을 기준의 잣대에 본인이 삶을 포기하신거 같습니다."
Q. 그렇다면 6.25 전쟁 영웅이면서 친일 행적 논란이 제기된 백선엽 전 육군대장에게도 같은 논리가 적용되는 것 아닌가요?
그렇습니다. 바로 그 대목에서 양측에 적용되는 논리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.
여권이 백 전 대장이 6.25 전쟁 영웅이라는 대목은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.
그러다 보니 당정청이 일제히 백 전 대장 조문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옵니다.
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오늘에야 백 전 대장 빈소를 찾는 것에 대해 의도적인 건 아니고 박 전 시장 빈소를 찾고 일정을 조율하느라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.
Q. 그렇다면 백 전 대장의 친일 행적을 문제삼던 여권 내 분위기가 바뀐 건가요?
그렇지는 않아 보입니다.
조문을 마친 인사들이 발언을 아끼고 있고요. 공식 논평도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.
Q. 반면 미래통합당의 고 박 시장 조문 여부에도 눈길이 쏠리는데요. 오늘도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네요?
네.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빈소가 차려진 첫날 조문 일정을 미룬 뒤 아직까지 공식 조문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.
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장례 절차를 두고 일고 있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건데요.
주호영 원내대표 정도만 예우 차원에서 조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
Q. 여야가 공은 공 대로, 과는 과 대로 평가할지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. 다음 주제, '꺾여진 인권'이네요. 박원순 시장을 고소한 여성에 대한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죠.
야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런 사진이 퍼지고 있는데요.
꺾인 국화 밑에, "당신의 목숨만큼 소중한 꺾여진 한 여성의 인권을 함게 애도합니다'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.--
'당신'은 박원순 시장을 의미한는 듯한데요.
박 시장 추모 분위기가 2차 가해로 이어지는 걸 우려하는 것 같습니다.
Q. 그런데 여당에선 '2차 가해'로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이 나와서 논란이에요?
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초대 정무수석을 지냈죠.
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.
[유인태 / 전 국회 사무총장]
"인간이라는 게 다 비슷비슷한 건데 너무 도덕적으로 살다 보면 다 사고가 나는 거야. 거기 가서 하고 싶은 거 좀 하고 그러고 살았으면 좋겠어요."
Q. 미래통합당은 이 문제를 국회에서 따져 보겠다고 벼르고 있죠?
미래통합당은 우선 장례 절차가 끝날 때까지 지켜본 뒤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겠단 계획인데요.
[전주혜 / 미래통합당 의원]
"정당한 법적 절차를 통해서 자신을 지키고 보호받고자 한 용기를 낸 약자에게 더 이상 또 다른 상처를 주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."
오는 20일이죠.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내용을 따져 물을 것으로 보입니다.
Q.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.